[경] 그 때 상방 오백만억 국토의 모든 대범천왕들이 다 스스로 궁전에 광명이 크게 비치어 머물러 있음을 보되 옛적에 없던 바라. 기뻐 뛰며 희유한 마음을 내어 곧 각기 서로 찾아가 함께 이 일을 의논하되, 무슨 인연으로 우리들 궁전에 이 광명이 있음인가 하더니, 그 대중 가운데 한 대범천왕이 있어 이름이 시기(尸棄)라, 모든 범천 대중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되,
  지금 무슨 인연으로 우리들 모든 궁전에 위덕의 광명이 비치어
  장엄하게 꾸며지되 이는 일찍이 보지 못한 바라,
  이 같은 묘한 상서는
  예로부터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도다.
  이는 대덕이 하늘에 나심인가.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심인가.

이시상방오백만억국토 제대범왕 개실자도소지궁전
爾時上方五百萬億國土 諸大梵王 皆悉自覩所止宮殿

광명위요 석소미유 환희용약 생희유심 즉각상예
光明威曜 昔所未有 歡喜踊躍 生希有心 卽各相詣

공의차사  이하인연  아등궁전  유사광명  시피중중
共議此事  以何因緣  我等宮殿  有斯光明  時彼衆中

유일대범천왕  명왈시기  위제범중  이설게언
有一大梵天王  名曰尸棄  爲諸梵衆  而說偈言


  금이하인연   아등제궁전   위덕광명요    엄식미증유
  今以何因緣   我等諸宮殿   威德光明曜    嚴飾未曾有

  여시지묘상   석소미문견   위대덕천생    위불출세간
  如是之妙相   昔所未聞見   爲大德天生    爲佛出世間

[강의] 상방 범천들의 법을 설하시기를 청하는 중에 먼저 부처님 광명에 감동한 내용이다.
“대범천왕이 있어 이름이 시기라” 시기(尸棄, sikihin)란 정계(頂髻) 지계(指髻) 나계(螺髻) 등으로 번역. 이 범천의 정수리에는 육계가 있으므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는 대범천왕으로 선정을 닦았기 때문에 음욕심을 변화시켜 지혜의 불(智慧火)을 이루어 시기(尸棄)라고도 한다.
“대덕이 하늘에 나심인가 부처님이 출현하심인가”란 광명이 비춘 상서에 대한 범천왕들의 의혹이다. 이런 광명이 비추면 하늘의 신선이 세상에 출현하거나 불과(佛果)를 이루신 부처님께서 세상을 교화하고자 출현하심으로, 이같이 의혹이 일어 광명을 찾아 나선다는 취지이다. 위덕광명(威德光明)이란 위엄과 덕의 광명을 뜻한다.
 
[경] 그때 오백만억의 모든 범천왕이 궁전과 함께하며 각기 꽃 그릇에다 모든 하늘꽃을 가득히 담고 함께 하방으로 가서 이 상서를 찾다가 대통지승여래께서 도량 보리수 아래 계시어 사자자리에 앉으시고 모든 하늘과 용왕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인 비인 등이 공경히 위요하고 있으며, 십육 왕자는 부처님께 법륜 전하실 것을 청함을 봄이라.

이시오백만억제범천왕  여궁전구  각이의극성제천화
爾時五百萬億諸梵天王  與宮殿俱  各以衣祴盛諸天華

공예하방  추심시상  견대통지승여래  처우도량보리수하
共詣下方  推尋是相  見大通智勝如來  處于道場菩提樹下

좌사자좌  제천용왕 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 인비인등
坐師子座  諸天龍王 乾闥婆緊那羅摩睺羅伽 人非人等
 
공경위요  급견십육왕자  청불전법륜
恭敬圍繞  及見十六王子  請佛轉法輪

 [강의] 상방의 범천왕들이 광명을 찾아 부처님을 뵙는 것이다.


[경] 이때 모든 범천왕이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는 곧 하늘꽃을 부처님 위에 흩으니 흩은 꽃이 수미산과 같으며, 아울러 부처님의 보리수도 공양함이라. 꽃 공양을 마치고는 각기 궁전을 그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고 이런 말씀을 하되,
  오직 우리들을 불쌍히 보시고 요익케 하시옵소서.
  원컨대 드리는 궁전을 받아 주시옵소서.
이때 모든 범천왕이 곧 부처님 앞에서 일심으로 함께 게송을
읊어 말씀하되,
  거룩하신 모든 부처님이시여, 세상을 구원하시는 성존을 뵈었도다.
  능히 삼계의 지옥에서 모든 중생을 부지런히 건져 내심이라.
  넓은 지혜의 천인존께서 모든 중생의 무리를 불쌍히 여기사
  감로(甘露)의 문을 열어 널리 일체 중생을 제도하시나이다.
  예로부터 한량없는 겁을 부처님이 안 계시어 헛되이 지냈도다.
  세존께서 출현하시지 아니한 때는 시방이 항상 어둡고도 어두우며
  삼악도는 늘고 아수라도 또한 성하며,
  모든 하늘의 대중은 점차로 줄어들고
  죽은 후에는 많이 악도에 떨어졌나이다.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지 못하여
  항상 착하지 못한 일을 행하고
  색과 힘과 지혜와 이러한 것이 다 줄어 적어졌나이다.
  죄업의 인연으로 낙과 즐거운 마음을 잃고
  사견법(邪見法)에 머물러 착하고 좋은 법칙을 알지 못하니
  부처님의 교화를 입지 못하여 항상 악도에 떨어졌나이다.
  부처님께서 세간의 안목이 되시어
  오래고도 먼 세월을 지나 이제 출현하심이라.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는고로 세간에 나